오랜만에 추적 추적 비가 오자

찻잎이 담긴 유리컵에 색이 쏟아지듯이 

그렇게 물드는 느낌이었다.

따뜻한 물 속에 잠긴 거실을 둘러보다가

나는 라이터불을 당겨 조금씩 습기를 밝혀낸다.  

그러다가 말린 꽃을 찾아 기어이 초에 집어넣고 장난을 친다.


사실 나는 지금

내가 어른이라는 게 새삼 기쁘다.

내가 어렸다면

엄마는 분명 

불장난하지 말라며 윽발질렀을 테니까.

마음껏 불을 가지고 놀아도 주변이 고요할 수 있는 인생이

나의 것이라니 여러모로 생각해도 보람있다.


역시

어른 좋다.

짱 좋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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