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흙을 담고 씨앗을 심은 후로는 틈만 나면 베란다를 내다보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언제쯤 싹이 올라올까, 벌써 5일이나 지났는데 씨앗이 불량이었나, 걱정하며 촉촉하게 물을 뿌리고 기다리던 어느날.

올라왔다. 빼꼼하게 잎을 내민 작은 싹들이.






새싹이 생각보다 너무 귀여운 모습이다.

나는 이 작고 기특한 생명이 자라나는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만 싶어서 아무 것도 못할 지경이다. 덕분에 낮이고 밤이고 계속 베란다를 기웃거리며 살고 있다. 그러다

새싹을 더 만들자,

라고 생각했다.

화분이 될 만한 것을 찾아 둘러보다가 원두커피 봉투를 발견한다.





브라질의 산토스가 들어있던 원두다. 이제는 바질 씨앗을 품게할 생각이다.

색연필로 되도 않는 낙서도 좀 하고 바닥에 큼지막한 구멍을 낸다.

바질은 물빠짐이 중요한 식물이라 구멍이 커야 한다. 깔망으로 막아서 흙을 담을 것이다.







완성.

나는 예전에 브라질이었지만, 지금은 바질입니다.

라는 문구를 넣었다.






흙을 채우고 자리를 잡아줬다. 이제 바질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된다.

아마 나는 또다시 하루에도 몇 번씩 베란다로 새싹을 보기 위해 오겠지.

어디까지 왔니, 나의 봄아.

해가면서.


Posted by 오드리 byodri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원두커피 봉투로 화분을 만들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신선한 화분이네요:)
    주변에 찾아보면 활용할 재료가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저희 블로그에서 현재 이벤트 진행 중이니 한번 찾아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2015.04.21 10: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4월 21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4.21 10: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나다 들렀어요. 담겨지기만하면 된다는생각에 저도 빵봉지에 씨앗뿌려서 키우는중인데 잘자라더군요.저건 자라면 어떤 식물일지 궁금하네요^^

    2015.04.21 16: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비밀댓글입니다

    2015.04.22 07:2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