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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09 [영화] 위플래쉬, 욕밖에 기억이 안나는 영화





일찌기 음악이란 풍류樂자를 쓰고 있어 즐겁기 그지 없어야 한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날 요상한 영화가 등장하더니 내게 새로운 가르침을 선사한다. 음악의 악자는 樂이 아닌 顎 (엄할 악)이라, 존나 엄하게 뻉뺑이치고 피철철나게 굴리면 천재뮤지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변종 말콤 글래드웰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는 위플레쉬라는 영화다.


영화는 아카데미 수상작이라는 빵빵한 스펙과 황홀한 재즈선율이라는 무기로 유부남인 내 남편까지 홀리는데 성공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이 영화에 별점 4개 반을 주며 찬사를 보내고, 감독의 춘추어린 나이와 짧은 제작기간을 두고 입방아에 올리는 것은 당연하겠다. 다만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은 아닌지. 

영화의 스토리를 두고 멘토와 멘티의 감동적인 화모니, 스승과 제자가 빚는 또하나의 죽은 시인의 사회, 와 같은 류의 글귀는.............. 나에게는 도무지 동의가 안 되는 것이다. 

영화가 주는 주제의식이 맘에 안드는 것이야 내 개인적인 사상의 문제려니 차치하고 나서도 시나리오는 좋았냐면, 글쎄올시다. 성공적인 연주장면을 꼭대기에 올려놓고 밑에서부터 몰아가며 써올려간 시나리오니 당연하게도 몰입도는 최고였겠지만, 영화가 끝난 후 기억나는 장면이라곤 없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이 영화에 감명받은 것이 없나? 아니다 있구나. 그것은 욕이었다.

선생이 학생에게 욕을 할 때만큼은 예외여서 그 장면들에서는 유난히도 찰지고도 주옥같은 비유법의 대사가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작가는 자신의 필력을 선생역의 배우가 내뱉는 욕에 다 쏟아부은 것이 분명하다. 혹시나 나중에 고급스러우면서 무지막지한 욕을 창조해내야 하는 순간이 올 것 같다면 이 영화를 기억해라. 욕으로만 보자면 헬머니 김수미는 귀여운 수준이니까.


이러니 저러니 내가 이렇게 말해봤자, 이 영화는 성공했다. 그러나 나는 아카데미와 같은 눈을 가진 그들처럼 별 4개 반을 쏘진 않으련다.그러기에 내겐 세상에 좋은 영화가 너무 많으므로.






위플래쉬 (2015)

Whiplash 
8.4
감독
데미언 차젤
출연
마일스 텔러, J.K. 시몬스, 폴 라이저, 멜리사 비노이스트, 오스틴 스토웰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5-03-12
글쓴이 평점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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