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서재2014. 11. 27. 02:35


책 왔다.

벼룩도 낯짝이 있지, 이번엔 조금만 샀음.

대신에 꼭 사고 싶은 책만 심사숙고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이, 산 이유가 거창하진 않음.

셀카






면도날 / 서머셋 몸

내 일찍이 중딩 때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를 읽고 온 몸에 전율 비슷한 걸 느꼈다가, 대딩 때 다시 읽고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면도날은 읽어본 적이 읍써. 워낙 다른 책들이 많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뭐랄까, 달과 6펜스의 그 퇴폐미(?) 퇴색되는게 겁나서였기도 했다. 한 인간의 생애로 보자면 쓰레기 그 자체였던 고갱님의 일생을 예술과 버무려서 얼마나 인간적으로 잘 표현했는지 도저히 다른 작품은 읽어보고 싶지 않았달까. 

내가 생각해도 변명과 허세가 쩐다. 닥치고 읽어볼게. 면도날.


서머셋 몸 단편선/ 서머셋 몸

사실은 아예 안 읽었던 건 아니고 이 책은 예전에 읽었다. (그것도 내가 지금 산 청목출판사였던 거 같은데..) 그땐 읽어보고 별로여서 집어던진 기억이 난다. '달과 6펜스'이후라서 내 기대가 어마어마했을 수도 있고, 그때 내 시각이 워낙 편협했던 것일 수도 있고. 

서재 뒤져보니 없네. 아무래도 버린 듯해서 다시 산다. 나는 이렇게 버리는 돈만 얼마인가. 언제까지 이런 삶을 살 것인가.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신간이라서 샀는데, 김중혁이라서 샀는데, 남편이 이 책과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날 보고 '으휴.. 진짜 뭐라도 되겠지'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 김중혁, 넌 나에게 수치심을 줬어.



이제 고만 좀 사고 읽어야겠다. 요즘 외주다, 코딩이다 뭐다 해서 정신이 없는데 그래도 읽어야 하는 건 맞다. 읽는 시간을 빼면 나머지 보내는 시간들은 죄다 날림으로 보내는 인생일 뿐인 것 같아서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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