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마실2014. 12. 22. 14:30


우연히 산책을 하다가 고개를 돌려 벽을 보는데 마른 나무가지들이 벽에 뻗어있고 열매로 추정되는 검푸른색의 작은 알갱이들이 점점이 매달려있었다. 어렴풋이 이 벽이 여름에 짙은 초록의 담쟁이덩굴로 덮여있었던 것을 기억해 낸다. 


이 길은 내가 지하철을 타러 가기 위해 그동안 수없이 지났던 골목길이었는데

나는 그동안 이 벽을 한번도 유심히 보지 못했구나.





여름에 눈이 시원하게 예뻤을 담쟁이 덩굴과

가을에 하나씩 떨어지는 낙엽을 즐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겨울의 가지와 예쁜 열매를 유심히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던 산책길이었다.


역시 사람은 느리게, 느리게, 그리고 또 느리게 살아내야 한다.

바쁘게 살면 주변에 이쁜 것들은 죄다 놓치고 사는 법이니.





내친김에 골목을 지나 약수터로 가는 계단을 올라본다.

고사리같은 손이 추워서 곱아있는 듯한 단풍잎들이 산의 틈마다 모여있다.

아 귀여워


그건 그렇고 나는 왜 마감일만 닥치면 산책을 하는가.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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