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살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사람을 대보라면 나는 주저없이 마리앙투와네트라고 답할 것 같다. 

그녀는 태어나 보니 아빠가 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1세였고, 엄마가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였다. 브래드피트가 아빠이고 안젤리나 졸리가 엄마인 샤일로는 쨉도 안될 정도의 거대한 후광이다. 막내딸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사랑도 많이 받았다는데 그래서 일까, 외모도 출중했고 성격도 밝아서 모든 이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는 어린나이에 프랑스 루이 16세에 시집을 가더니 얼마 안되서 프랑스의 왕비가 된다. 어마어마한 스펙이며 테크트리다. 그러니 그녀조차 상상할 수나 있었을까. 민중들에게 끄집어내져 조롱을 당하고 목이 잘리는 것을. 역사는 그녀를 사치의 아이콘으로 분류했고, 민중의 등골을 빼먹은 지도자의 말로 중 가장 수치스러운 모양새로 죽었다.




그녀의 처형이 올바른 판결이었나, 를 두고 사람들이 얘기하기 좋아할 때 영화는 개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찾아보니 2007년이구나. 오래도 돼었다.


영화는 마리앙투와네트가 프랑스로 시집을 가기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프랑스 국경을 넘으며 시작된다. 규범에 따라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 한 마리 데려갈 수 없어 눈물 짓지만 곧 밝은 미소를 띄우며 프랑스 생활에 기대를 품는다. 널리 알려진대로 그녀의 프랑스 생활은 외로웠고, 남편과는 살갑게 지내지 못했으며, 너무 많은 규범과 관습에 얽매여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생활했다. 그러나 그러한 장면들은 영화에 아주 작은 비중으로 언급된다. 대신에 그녀가 프랑스에서 행복했던 모습은 길게 보여준다. 마치 마리앙투와네트를 더이상 비극의 아이콘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당부가 들리는 것같다.



그녀가 행복했던 순간들은 그녀의 출산 전과 출산 후로 나뉠 수 있겠다. 

출산 전에는 

쇼핑을 하며 외모를 많이 가꾼다.

화려한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를 탐닉한다. 

외로웠던 궁 생활 안에서 오래도록 함께할 친구들을 얻었다.

사교 파티에 재미를 붙인다. 

남편은 온화한 성품에 언제나 그녀를 존중해주었고 아껴준다. 

더구나 시종일관 따뜻하게 대했으며 그녀가 무엇을 해도 이해해 준다.

그런 남편을 그녀 역시 존중하고 아끼며 나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그녀가 딸을 출산하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지만 남편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녀에게 고맙다고 한다. 

더구나 고마움의 표시로 작은 궁전을 선물하기까지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아이를 키우며 직접 농사도 짓고 가축을 돌보는 일을 하는 등, 육아와 살림의 재미를 맛본다. 

페르센이라는 젊은 백작과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친구들을 불러 소소한 행복을 이어나간다.

아들을 출산한 후엔 권력의 정점에 선다.

혁명이 일어나자 남편은 끝까지 그녀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처형장으로 가는 날 조차도 남편의 따뜻한 음성으로 부부간의 애정을 확인한다. 




영화는 길고도 강했던 암울한 역사적 사실들을 걷어내고, 짧고도 소소한 행복들은 집요하게 늘렸다.

손가락에 크림을 찍어 맛보는 장면

술을 마시고 흐트러지는 장면

너무 많은 신발을 두고 고르지 못해 고민하는 장면

딸과 함께 소박한 옷을 입고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

꽃이 만발한 들판의 한 가운데 아무렇게나 앉아 눈을 감고 향기를 맡던 장면

이 장면들은 그녀의 행복한 순간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다. 

화려한 파티의상들, 너무 아름다워 기절할 거 같은 베르사이유 궁전은 행복한 그녀의 행복 모음집 배경으로 완벽하다. 


누구에게나 행복한 순간들은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불행한 일과 평범한 일들과 섞여서 일어나기에 온전히 그 행복에만 도취될 수는 없는 성질이 있다. 누군가 나의 행복만을 모아서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줄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마리앙투와네트 역시 그곳에서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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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드리님 글보고 영화 찾아보았어요·
    '의식'을 의식한 자 들은 뭐라 말도 많던데 그냥 그녀를 사람녀자로 담아놓은 이 영화의 화법이 전 좋았어요·
    사실 의식을 거두어내면 우리가 시대나 공간을 뛰어넘어 모두 다 거기서 거기 인간들이니까요·

    2015.01.09 18:23 [ ADDR : EDIT/ DEL : REPLY ]
  2. 마리앙뜨와네트는 오스트리아인이지요. "국민들이 먹을 빵이 없으면 과자(고기였나요?)을 먹으면 되지!"해서 미움을 받은 왕비였지만, 서민 삶을 모르는 궁전에서만 살아온 왕녀이였기에 그런 대답을 했던것이 아닌가 합니다.

    2015.01.11 04: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