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기가 막히게 잘 만든 영화라서 지금 세번 째 보고 있다. 

런치박스라길래, 음식 나오겠거니.

음식이 나오면 나는 무조건 침 흘리고 보는 사람이니까

이번에는 인도 음식이나 구경해볼까 하는 참으로 단순심플한 이유로 보기 시작했다가 

낚여서 지금 이러고 있는거다.


무엇보다 영화의 짜임새가 참 촘촘하다. 기승전결도 완벽하고 그 각기 구성의 밸런스도 쩐다.

무엇보다 심심하면 나오는 발리우드 특유의 뮤지컬 영상이 없다.

완전 세련됐음. 인도에서 이런 영화라니, 신기해서 입벌리고 봤다. 

음, 이건 내가 발리우드를 너무 무시하는 발언이려나.

무시해서 미안하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나온 아르판 칸 아저씨.

우리나라로 치면 송강호쯤 되는 모양인데

연기가 참 좋다.

진짜 막 독거노인 포스가 폴폴

나머지 배우들은 이름은 모르겠지만 다들 연기가 좋다.


화면도 참 이쁘다.

칸 아저씨가 퇴근 후 집에서 혼자 인스턴스 음식 먹던 장면

아내가 그리워서 그 시절의 소음을 틀었는데, 오히려 더 적막해지는 장면

일라가 공들여 음식을 만들던 장면

아까운 도시락을 동료와 나눠먹던 장면

칸 아저씨를 그리워하던 일라

일라를 멀리서 볼 수 밖에 없던 칸 아저씨의 어쩔줄 몰라하던 손가락 연기

꼽자면 끝도 없다.


포스터에서 보듯이 세계적인 상을 네 개나 받았던데

상 받는 영화는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깬 것도 참 좋다.

영화 전혀 안 지루하고 완전 몰입해서 봤다.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줄거리를 요약해 놓는데 완전 스포 100퍼이니 참고하시길.



부인을 잃고 혼자 오랜시간 외롭게 살아온 사잔은 곧 회사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 까칠한 성격 탓에 직장 동료와도 친분이 없고, 이렇다할 취미 생활도 없어서 퇴근 후엔 영락없는 독거노인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에게 일라의 도시락이 잘못 배달된다.

일라는 공들여 만든 자신의 도시락이 남편이 아닌 사잔에게 배달된 것을 알아챘지만, 남편과는 달리 맛 없는 자신의 도시락을 말끔히 먹어준 사잔에게 고마움의 편지를 동봉한다. 그 뒤로부터 그들은 도시락과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사잔은 퇴근하면 적막한 집에서 홀로 인스턴스 음식을 먹으며 고독을 씹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일라의 음식은 오랜만에 맛보는 집밥이었고 외로움의 치료제였다. 반면에 일라는 남편의 외도와 가정에 대한 무관심에 지쳐있던 상황이이었다. 사잔의 편지는 그녀를 위로하고 다친 마음을 어루만졌다. 편지를 주고 받으며 각자의 외로운 삶에 대한 공유가 오가고 난 후 그들은 본인이 꽤 가치있는 사람임을 자각한다. 외로운 섬 같던 각자의 인생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한다. 사잔은 젊어진 듯 일상에 활기가 넘치고 일라는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도 행복한 삶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사람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면 어떨까'

상상만 하던 그들은 결국 만나기로 한다. 사잔과 일라는 서로를 만날 생각에 각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단장을 하지만, 약속장소에 사잔은 나오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화가 난 일리는 빈 도시락을 보내 자신의 속상함을 표현하고 이에 대해 사잔은 자신의 사정을 설명한다.

사잔은 문득 자신의 몸에서 노인의 냄새를 맡았다는 것. 

일라와 함께 하기에는 자신은 너무 늙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자격지심에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사실은 너무 보고싶어서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일라가 너무 젊고 아름다워서 그 앞에 설 수가 없었다는 것. 솔직하고도 절망스러운 편지를 일라에게 보내놓고 사잔은 다시 독거노인의 포스를 풍기며 회사를 은퇴해버린다.

뒤늦게 일라가 사잔을 찾아가지만 이미 사잔은 회사에 없고-

은퇴한 줄 알았던 사잔은 곰곰히 일라를 생각한다. 그녀가 준 도시락, 기운, 사랑, 자신을 바꿔놓았던 그것들을 되짚어 보고 재취직을 하기로 한다. 화면이 바뀌면 일라가 창밖을 보며 웃으며 서 있다. 그녀는 마침 사잔을 찾아 도시락을 보낸 후이다. 그녀가 밝게 웃는다.






런치박스 (2014)

The Lunchbox 
8.8
감독
리테쉬 바트라
출연
이르판 칸, 님랏 카우르, 나와주딘 시디퀴, 릴레테 두베이, 나쿨 바이드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인도, 프랑스, 독일, 미국 | 104 분 | 20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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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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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곳에서 영화가 들어오면(이미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네요.)챙겨봐야겠습니다.^^

    2015.01.11 04: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