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책상머리2015. 1. 19. 18:42

세상에나. 남편의 회사 직원분들이 내 블로그를 종종 본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경옥고편을 보셨는지 남편에게 '다람쥐'라고 부르신다고.ㅋㅋㅋㅋㅋ

블로그에 맨날 남편 머리 크다고 놀려댔는데 이제 그만해야 하는 거신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내 일상의 커다란 유희임에 분명하므로 그럴 수는 없는데..


애니웨이!


나는 자랑스런 다람쥐의 아내로서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내조를 해야하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여 내조의 일환으로 이 지면에다가 내 남편의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짧막하게 쓸까 한다.


남편의 회사 동기들이나 직원들이 써준 페이퍼 같은 것을 보면 대체적으로 남편은 시크하면서도, 보일 듯 말 듯한 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내린다. 그러나 왜때문에 남편의 멋진 외모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가.

잘 봐라. 눈 뜨고 오래 보면 내 남편 진짜 잘생겼다.

일단 그 증거로 늘 얼굴에 빛이 나고 있다. 이런 찬란함은 과거 석가모니나 예수의 뒤에 은은하게 빛나는 아우라를 닮은 것 같다. 언뜻보면 남편의 피부가 지성인 탓에 개기름이 늘 번져 있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 있다면 꺼져. 너 같이 예리한 자식 내 지인으로 두고싶은 마음 없으니까.

두 번째로 내 남편의 얼굴은 좌우 대칭이 완벽하다. 장동건도 원빈도 얼굴의 좌우 대칭이 다르다는데 내 남편은 마치 데칼코마니로 찍어놓은 듯이 똑같다. 고로 장동건보다 원빈보다 낫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나도 처음엔 그 점이 너무 신기해서 오래도록 얼굴을 관찰했는데 비결은 식습관에 있더라. 남편은 음식을 입 안에 넣고 반으로 갈라 적당량을 좌 우로 나누어 씹는다. 한쪽으로만 씹는 게 아니라 양쪽으로 같이 씹는다. 그래서 그런가 먹는 거 가만히 보고 있는면 무슨 잇몸밖에 없는 노인네 같기도 하, 아 이건 아닌가. 암튼 좌우 대칭이 같은 완벽한 얼굴을 하고 싶으면 음식을 양쪽 턱을 이용해서 동시에 씹어라. 그러면 적어도 내 남편처럼은 잘 생겨질 수 있다. 뭐라고 잔 말 말고 남편 얼굴이나 까보라고? 이따가 내 남편 얼굴 보고 감동해서 눈물흘리지나 마시지 흥!

마지막으로 내 남편은 마음씨마저도 잘 생겼다. 그 증거로 나 같은 애를 데리고 살아주는데 있지.

내 친구가 남편에게 "어떻게 오드리같은 애랑 살 생각을 했어?" 라고 묻자 내 남편은 

"세상에 모든 사람이 쓸모 있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 비록 내 마누라는 이 세상에 하등의 쓸모는 없지만 그래도 독특해"

라며 소신 발언을 해서 주변을 숙연하게 했던 적이 있다. 그 말에 감동을 받은 나는

"그러니까 자기는 내가 쓸모없어서 좋다는 거지?"

라고 물으니

"응! 우리집에 특이한 애 있어. (날 지긋이 바라보며) 남들 집엔 없겠지, 이런 거 따위..."

라고 말해주었다. 그 이후로 내 친구는 남편을 '미륵'이라는 존칭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얼굴도 잘생기고 마음도 잘생긴 남편, 그러므로 남편의 회사분들은 제 남편을 다람쥐라고 부르지 마시고 잘생긴 누구누구씨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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