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이 리모콘 돌리다가 고기굽는 소리 진동하길래 자동으로 채널고정하고 봤다. 

무언가 또 음식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나보네? 

개인적으로 먹는 거라면 환장을 하는 나로써는 요즘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음식프로그램이 정말 좋다.

정말 정말 좋아.

한식대첩2가 끝나고 이제 남은 건

불암이 할아버지의 한국인의 밥상과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뿐이구나 싶었는데

오오오오오오

땡큐 땡큐

잘 볼게.





인트로부분에 음식에 따른 개인의 취향을 프로그램 처음에 밝힌다.

이것은 각자의 음식 취향을 존중하고, 음식에 얽힌 추억들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앞으로 대놓고 감성적으로 가마, 이렇게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밝혀둔 것 같아서 맘에 쏙 든다.




1화 주제는 소고기 구이

내노라 하는 소고기집의 맛에 대해 여러명의 미식가 패널들이 나와서 수다를 떠는 방식인데, 이 수다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달궈진 불판 위에 촤라락!!"

"기름이 파파박 튀면서"

"씹었을 때 육즙이 막!!"

"구울 때 고소한 냄새가~"

뭐 이런 일상적이면서고 식상한 표현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진부한 설명에도 침샘은 대폭발하고 위장은 환호의 비명을 지른다. 

당연하지.

누구나 맛있게 먹었던 소고기의 경험들이 있으니까.

미사여구따위 필요없다. 프로그램은 집요하게 저마다의 내가 소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순간들을 이끌어내는데 공을 들인다.


보면서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은 패널 중에 배우 김유식씨가 자신의 아버지와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고단한 일을 마치고 몸보신하듯이 고기를 먹었다고.

'몸보신하듯'이라는 말의 형용사가 참 좋았다.

마치 인간이 남의 살을 먹는 것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되는 것 같아서.

아무런 이유 없이 혀의 즐거움만을 위해 육즙을 탐하는 행위와 살기 위해 몸보신하듯 공들여 먹는 행위는 다르겠지.

전자는 추악한 욕망에 근원을 두고 있다면, 후자는 마치 생태계의 정글의 법칙을 준수하는 듯한 신성함을 엿봤다.

더 축약해보자면

전자는 먹기 위해 사는 모습이고, 후자는 살기 위해 먹는 모습이다.

적어도 남의 살을 구워 먹고 앉아 있으려면 그럴 듯한 이유 하나 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아서 조금 좋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음 패널로 나오는 황교익씨..

보면서 내내 불안불안했다.

남들은 다 맛있다고 말하는 집에 혼자만 반응없이 무표정이다. 깐깐한 자기의 입맛에는 아닌 것이다.

단골집도 없고, 한번 방문한 집은 다시 가지 않는 다는 성격. 얼마나 깐깐한지 다른 패널이 그의 앞에서는 말하기도 꺼려진다고 밝혔다. 도무지 그 사람과 음식에 대한 추억의 동질감을 읽어낼 수 없었다.

그의 지식이나 주장이 맘에 드는 구석이 있기도 하여 저서를 구입해서 읽기도 했지만, 과거 먹거리 X파일과 조미료 견해로 싸웠던 일,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천일염 비판, 요리사 비판에 대해서는 마음이 껄그럽다. 비판할 수도 있지만 온통 다 비판이라는 점이 특히 그렇다. 그는 대한민국의 외식업체나 음식들은 대게가 다 쓰레기인데, 그 원인은 질 좋은 음식이 뭔지 모르는 소비자때문이다, 와 같은 주장을 종종한다. 그래서 내 눈에는 그냥 저쪽 업계의 흔한 꼰대다.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갈까. 궁금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아무튼 수요미식회, 2회.. 기다리겠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