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창영식당2015. 2. 14. 11:30



이따가 저녁쯤엔 발렌타인데이라고 사람들은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내면서 와인 마시겠지만 하나도 안 부럽다. 우리 부부는 창영식당에서 허구헌날 와인 마시니까. 창영식당은 와인이 떨어질 날이 없으니까. 으헤헤. 으헤헤. 이 참에 가성비 좋은 와인 하나 추천해야지


얼마 전에 와인샵에 들렀다가 프란지아 팩와인 3리터가 보여서 냉큼 집어왔다. 가격은 3만원 쯤 줬던 것 같고, 3리터니까 와인이 4병 정도 되는 셈이다.

팩와인이라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화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레스토랑에서 하우스와인을 잔술로 시키면 나오는 와인들이 대부분 팩와인이기 때문이다. 이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와인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같은 처지일 것이다.

(몇 해 전 일본의 한 레스토랑에서도 잔 와인을 마시다가 감질나서 병으로 달랬더니, 팩 와인이라서 병은 없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팩에 들어있고, 대용량에 싼 가격이라고 해서 질이 아주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다. 힘도 강하지 않고, 깊은 맛도 덜하지만 여러가지 밸런스를 잘 맞춰서 와인의 맛이 괜찮다. 맛을 음미할 정도는 못 되도 식사할 때 곁들이기로는 손색이 없을 정도. 그래도 마트에서 파는 포도즙에 알콜 넣어서 와인이라고 이름 붙인 애들에 비하면 정통 와인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서 두고두고 마시기에도 참 요긴하다.

그렇다. 이 와인은 두고두고 마시기에 참 요긴하다.

보통 병 와인은 뚜껑 한 번 따면 그날 다 소비해야 하지 않는가. 코르크로 재빨리 막아도 보고 병 안에 남아있는 공기도 빼준다는 기구를 써보기도 하지만 모두 다 부질 없다. 공기랑 접촉되는 순간 그냥 와인은 산화되면서 식초의 길로 접어든다. 하지만 팩 와인은 팩에 수도꼭지 같은 걸 달아서 공기와의 접촉을 없앴다. 식사할 때 딱 한 잔씩만 마시는 걸 좋아하는 주량이 약한 남편과 내게는 참 고마운 방식인 거지. 


겨울이라 뱅쇼를 넉넉하게 만들어두려고 샀지만 이렇게 장점이 많은 팩 와인이라서 오늘은 저녁에 남편과 한 잔 마셔본다.



씨리얼 박스같이 생긴 외관이다. 

안에 두터운 비닐팩에 와인이 담겨있고 옆면의 점선을 뜯으면 고무로 된 수도꼭지를 빼낼 수 있다.


 



수도꼭지를 틀면 이렇게 콸콸콸~~~~~

품종은 산지오베제로 이탈리아의 유명한 끼안티 클래시코를 만드는 품종이지만은

맛은 끼안티랑 비교하면 안된다 ㅜㅜ 

이태리의 끼안티가 발랄하면서도 풍부한 풀바디급의 여인이라면, 얘는 그냥 명랑한 어린애 수준..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서 그런가, 한 입 마셔보면 풍부한 일조량에 어려움없이 자란 구김살 없는 포도를 느낄 수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 없이 가벼운 맛이라는 얘기다.






 

와인의 안주는 찜닭..

아닌가.. 찜닭에 곁들이는 술이 와인인 거신가..

스테이크에 곁들이면 참 좋았겠지만, 그래도 뭐 일단 동물성 단백질에는 무난하게 어울릴 것 같은 와인의 맛이다.

여보 한 잔~ 나 한잔~

와인잔 글라스를 챙강챙강 부딪혀가며

맛있게도 먹고 마셨다. 


가성비도 훌륭한 와인으로 적극 추천한다.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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