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마실2015. 2. 24. 06:00


맞다.

또 여의도다.

또 귀여운 남편이가 보고 싶어서 여의도로 마실 나왔다가 저녁식사비로 남편의 지갑을 슈킹하고 있다.

정녕 내 목표는 집안의 엥겔지수 최고치를 찍는 것인가.

사실은 합정의 돈사돈을 가고 싶었는데, 

여의도에도 제주돼지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길래 얼른 들어왔다.

체인점으로 여러군데 있는 거 같지만, 좌우간 난 흑돈가는 오늘이 처음이다.





메뉴판이다.

역시 여의도답게 점심메뉴가 다채롭구나.

그러나 나는 디너를 하시겠다.

고기를 구워서 육즙이 좔좔 나오는 상태로 입 안으로 슈킹하시겠다.

워메 가격보소.

170그람에 일만 육천원..

사돈맺고 싶은 집, 돈사돈보다 비싸네-_-

여기가 지금 소집이여 돼지집이여.




기본 찬들이 깔리고..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지만, 고기와 곁들이기 좋은 반찬들이다.

뭐 하나 독보적인 게 없어.

그래, 니들 고기로 승부하겠다 이거지?

알았어. 드루와 드루와~




와우, 이집 숯을 쓰는 구나!!

숯이 들어오고 

석쇠도 들어오고

멜젓도 올려졌다.

으으으으으으으으으

빨리줘

나 현기증 날 거 같단 말야.





흑돼지님 등장.

어머, 칼집 좀 부아~ 이거시 바로 레알 벌집인 거신가.

오겹살을 왜 갈비마냥 칼집을 죽죽 냈는지 첨엔 이해가 안갔는데

멜젓에 찍어 먹어보고 나는야 득도하는 마음으로 알아차렸다네.

칼집 사이로 스며스는 짭잘한 멜젓

으하하하하하.






고기섭취의 완성은 술이지.

옛말에도 있지 않나.

주지육림이라고..

역사적으로 검증된 최고의 궁합이신 거다.

설중매 스파클링, 처음 먹었는데 맛있다. 흐흐

술 못마시는 언니들이 매우 매우 좋아할 맛이다.

설중매보다 도수는 좀 약하고, 당도는 높은데 탄산이 있어.

이거슨 새로운 화이트 와인?

- 여보 사랑하오~

- 너는 왜 먹을 거 먹을 때만 사랑고백하냐?

- 여보 우리 건배할깡?~

- 그냥 먹자.

이렇게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부부애를 과시하며 맛있게 먹고 즐겼다.




된장찌개.

누가 찌개에 꽃게 넣으랬어!

꽃게 지겹다고!!!





마무리는 내가 좋아하는 누룽지밥

식당에서 직접 만든 누룽지를 가지고 만든 밥인 게 확확 티나.

밥도 흑미밥이던데, 누룽지도 흑미 누룽지면 말 다했지.

누룽지도 유례없이 구수하고

김치도 맛있고

캬캬캬캬캬캬캬






정신없이 먹어서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고기맛은 역시 다른 곳보단 훌륭하시다.

질 좋은 오겹을 숯불에 구웠으니 뭐 당연한 결과겠지.

조금 흠이라면

멜젓이 너무 묽고 매콤하다는 점?

제주 고기집이라는 생각이 덜 들었다.

애초에 고기 부위가 다르니 

목살을 구워먹는 거 처럼 입 안에서 탱글탱글한 식감은 없지만

그래도 오겹집으론 괜찮은 수준.


또 하나, 연기를 빨아들이는 연통의 힘이 완전 에너자이저다.

연기가 몸에 밸 일이 없었다.

식당이 완전 쾌적하다.

이 집에서 가장 공들인 건 연기를 빨아들이는 설비시설이구나, 알게됐다.

돈사돈이 드럼통에서 냄새 풍기며 두툼한 고기 팍팍 구워먹는 집이라면

이집은 고기 냄새와 연기 걱정 없이 잘 손질된 고기를 깔끔하고 세련되게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실제로 집에가는 길에도 몸에서 고기냄새가 안 났음.

고기를 잔뜩 먹었는데도 냄새가 안 나는 삶이라니,

인텔리전들은 평소 이런 삶을 사는 거냐...

뭔가 겁나 비인간적이구만.


흥!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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