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서재2015. 2. 23. 18:10



지금보다 좀 더 어릴 적에는 거친 여행을 즐겼다.

자본주의가 덜 정착된 생소한 나라에 첫 발을 내딛는 짜릿한 감각을 좋아했으므로, 주로 이름 모를 섬이나 오지 등지를 선호했다.

말도 안 통하고 음식을 잘못 먹어서 배탈과 고열에 시달리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물건을 사거나 숙소를 얻을 땐 늘 실수가 따랐고, 정찰제가 없는 나라가 많다보니 여행계획과 자금계획을 세우기 어려웠음은 기본이요 사기 당하는 일이 빈번했던 것은 옵션이었다.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가게의 물품 하나를 구입하는 데도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어야 했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 위해 몇 번의 고약한 냄새를 견뎌야했다.그 때마다 일정의 돈만 내면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고국이 그리웠지만 한편으론 스스로가 기특해서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이렇게 하나 하나 부딪히며 배워가는게 여행이지! 애초에 인간의 삶이 시스템화 되어 있던 게 아니잖아. 난 좀 더 자연에 가까운 여행을 하는 거야!

라며 자부심을 가졌다.


어느덧 다 오래전 얘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젠 나는 더이상 모험하는 여행에 흥미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내가 여행한 곳 대부분은 이제 많이 발전되어 도시화가 되어 있고

스마트폰이라는 요술방망이가 발명되어 시행착오없이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때보다 비행기가 쉽게 뜨고 내리는 시대에 굳이 여행을 간다면 이제는 식도락이나 즐기는 수준일까?

그러다가 어느 날 남편과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음이 동해 그대로 따뜻한 남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만다.

날도 춥고 카오산 로드의 팟타이도 생각나고 하여 태국을 가기로 한 것이다.

태국은 이전에도 몇 번 가봤지만, 남편이랑 같이 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부담이 되더라. 어렵게 시간 내서 가는 것인데 길거리에서 멍때리며 허송세월하고 싶진 않았다. 남편과 알차게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나를 어느새 태국 가이드로 만들더니 드립어드바이저 어플을 가동시키고 유명한 가이드북 찾아 주문하게 했다.


검색결과 태국 여행에 유명한 가이드 북은 프렌즈 시리즈인 거 같았다.

워낙 땅덩이가 크고 전 지역이 관광지인 관광대국인 나라답게 태국 전역과 수도인 방콕으로 나뉘어 출판되어 있었고, 태국 관광청에서 배포해주는 가이드북과 지도도 괜찮다길래 입수했다. 

고작 일주일 여행에 가이드북만 세개이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괜찮다. 구입한 것은 프렌즈 방콕 뿐이니까.

태국의 전역을 여행할 것이 아니라 방콕과 꼬창만 갈 것이라서 도서관에서 프렌즈 태국은 빌려서 꼬창 부분만 복사해서 반납했고, 태국 관광청에서 주는 가이드북은 어차피 방문하면 무료로 준다.

방콕은 워낙 맛있는 음식도 많고, 빌딩숲이라서 가이드북이 없으면 머무는 내내 허송세월이 될 거 같아서 구입했다. 어차피 방콕은 뭐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여행지니까 서재에 두고 두고 봐도 아깝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

정작 여행 포스팅은...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지만, 기왕 이렇게 태국 가이드북이 풍년이니 오늘은 가이드북 비교 포스팅이나 올려볼까 한다.








두께보면 딱 감이 잡히지?

당연한 얘기겠지만 프렌즈 태국이 가이드의 양이 더 방대하고 책이 두껍다.




프랜드 태국의 목차와 본문이다.

장기 여행자들을 위해 코스를 만들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어서 각 지방의 설명과 여행지를 정리해 놓았고

태국 여행 준비시 특이사항과 간단한 회화들도 실려있다.

워낙에 많은 지역을 다루고 있다보니 본문에서는 주로 사진을 배제하고 주요 정보들만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각 지방의 특징도 간략하게만 일러두고 있다. 그래도 워낙 지역이 넓다보니 양이 어마어마하다.

다행히도 종이가 얇고 가벼운 재질이라서 양에 비해 많이 무겁지는 않다.

숙박, 쇼핑, 레스토랑, 관광의 모든 요소의 밸런스가 잘 어우러져 있고

간략하지만 꼼꼼하게 작성된 것이 눈이 보일 정도로 상세하다.

한달정도 태국 전역을 여행할 여행자라면 프렌즈 태국 추천할 만 하다.




프렌즈 방콕의 목차와 본문이다.

프렌즈 태국에 비해 훨씬 가벼운 느낌이지?

목차부터 그림도 많고 여유로움이 팍팍 느껴진다. 본문을 봐도 사진이 많고 설명도 자세하다.

읽다보면 곧 방콕 차도녀 행사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방콕의 화려함에 눈 둘 곳을 모르겠다.

방콕아. 너는 언제 이렇게 발전한 것이냐.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방콕 여행과 방콕 근교 여행 일정을 코스로 짜둔 것도 특징.

저 위의 코스는 실제로 여행자들이 방콕에서 제일 많이 여행하는 코스이다.

여행자들이 이 가이드북대로 여행한 것인가, 아니면 이 가이드북이 여행자들을 미치게 많이 만나보고 만들어진 것인가.

하여간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방콕의 한 지역별 관광지만 저 정도고(윗 사진)

쇼핑정보만 이 정도다(아래 사진).

레스토랑 정보도 저 정도고, 숙소 정보도 저 정도다.

가히 방콕의 곳곳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게 해놨다.

실제로 여행 내내 가이드북을 많이 펼쳐봤는데 휴무일이나 영업 시간 등, 모두 정확한 편이었다.

보통 여행지에서 가이드북은 일정 부분 정확하지 않아서 참고만 하는 수준이었었는데

이번엔 거의 맹신하듯 펼쳐보며 다녔다.

편집도 깔끔하고 사진 선택도 잘 되어있다.

여행의 일정에 방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 지극히 추천하고 싶다.




  

프렌즈 시리즈의 지도(윗 사진)와

태국 관광청에서 나눠주는 태사랑 지도(아랫 사진)이다.

프렌즈의 지도도 괜찮았지만, 지도는 역시 태사랑 지도가 갑이다.

태사랑 지도는 한눈에 봐도 여행자가 쉽게 사용하도록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주요 관광지는 모두 한글 표기가 되어 있고, 유명 숙소와 레스토랑도 모두 표기되어 있다.

여행 내내 저 지도만 들고 다녔다.

프렌즈 지도를 보다가 태사랑 지도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 지도에는 힐링의 요소가 있다.

정확하기는 얼마나 정확한지 이 지도 덕분에 골목 이곳 저곳을 누비면서도 겁이 안날 정도다.

가능하면 이 지도는 꼭 받아서 가도록 하자.





하지만 태국 관광청에서 나누어 준 가이드북은 안습이다.

손바닥만해서 좋긴 하지만, 주요 관광지의 정보가 많은 것이 누락되어 있고 양도 적다.

가이드북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만의 여행을 해보라고 책에 써 있던데 그래서 이렇게 공들이지 않고 만들었나 싶었다.

그만큼 간략한 개요와 사진들이 전부인 가이드북.

근데 또 종이의 질이 엄청 두껍고 무거운 재질이라서, 이 손바닥만한 가이드북이 프렌즈 태국의 가이드북과 무게가 비슷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국에 들고 갔다가 전혀 무쓸모 가이드북인 것을 확인하고 중간 여행지에서 버렸다.

그러나 이것과 함께 나누어주는 태사랑 지도는 아까 말했듯이 사랑이다.

따라서 이 가이드북 안에 삽입된 지도도 퀄리티가 높다. 하지만 태국의 지도가 필요한 곳은 대게 방콕일 뿐이니...이 가이드북 안에 지도를 탐 낼 필요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가이드북을 보느니, 그 시간에 차라리 멍때리며 태국 하늘이나 한 번 더 볼껄...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에 비추.






가이드북도 있겠다, 이제 하나 하나 일정을 짜보는 중이다.

첫날엔 카오산에서 밤 늦게까지 비척비척 파티를 즐기고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 아침 10시에 일어나서 정오까지 수영을 즐기겠다는 심산을 드러내고 있구나. 그리곤 숙소를 나와서 곧장 동대문 여행사를 거쳐 바로 코창으로 출발하려는 모양이었고.


지금 보니 왜이렇게 웃기지 ㅋㅋㅋ

애초에 먹으러 간 여행인데, 왜 계획에 아침 식사는 없었던 것이며  

동대문에서 바로 코창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근거는 무엇인지 ㅋㅋㅋ

나 태국 몇 번이나 다녀온 여자 맞는가 ㅋㅋㅋㅋㅋ












프렌즈 태국(2014-2015)(Season 2)

저자
안진헌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4-03-03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뭔가 신비로운 기운을 갖고 있는 사원,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프렌즈 방콕(2015-2016)(Season5)

저자
안진헌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5-01-05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방콕의 또 다른 이름 ‘끄룽텝’. 현지 사람들은 그렇게 방콕을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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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네번의 태국여행에 전부 포함된 곳은 피피였어요. 방콕과 피피 ^^

    2015.02.24 04:56 [ ADDR : EDIT/ DEL : REPLY ]
  2. 방콕에서 놀다가 국내선타고 크라비가서 배타고 피피도착. 피피가면 온종일 스노쿨링만 했어요. 다시 방콕 돌아와서 주변 여기저기 당일여행 다니고 길에서 맥주마시면서 빈둥대고... 방콕은 시간이 멈춘거 같은 마약같은 도시죠. 짧은 여행으로왔다가 일년을 눌러 앉아있다는 사람도 봤어요. 치앙마이가 그리 좋다는 얘길 들어서 다음엔 치앙마이를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2015.02.25 04:1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