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기 전에 배가 고팠다.
10분 남짓 남았는데 배가 고팠다.
참기 싫었다.
내가 홍상수 영화를 보는데, 배고픔까지 참아가며 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꾸역 꾸역 끝까지 허기를 채우고 들어갔다.
홍상수 영화란 그런 것이다.
프레임 안에 영상이 현실인지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면 프레임 밖에 내가 현실인지 영화인지 모르겠는, 찰나로 아득히 떨어지는 그런 순간이 생긴다.
좋게 말해 자연스러운 리얼리즘이고
그냥 편하게 말하자면
참 쉽게 쉽게 찍었다.
홍상수의 영화를 보며 나는 서른을 훌쩍 넘겼다.
나는 변했는데
홍상수의 영화는 안변했다.
언제나 조악한 퀄리티
성에 관한 찌질한 남성을 전시하고, 어리숙한 여자들의 모습으로 인하여 화끈거리게 만드는 것.
딱 그정도.
그 정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더욱 떨어지지도 않고, 더욱 나아지지도 않고, 언제나 그 정도.
나는 그점에 있어 홍상수에게 경의를 보낸다.
딱 그정도를 유지하는 능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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