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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인터뷰2014. 10. 29. 03:16

  



 

<전 편 블로거지와의 인터뷰 1과 이어집니다.>

 

- 그래 인지상정의 논리에서는 내가 할 말 없다. 그런데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포스팅을 한다는 조건이 붙지. 제 아무리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래도, 설사 박경리의 토지 전 권 세트를 준대도, 나는 내 마음대로 깔 수 있는 깜권을 보장받아야 거지노릇 할 거다. 그런데 너넨 그렇지 않잖아. 무조건 칭찬해야 하잖아. 자신을 생각을 가지고 중립적인 리뷰가 가능하다면 문제 없다고 보는데? 


- 그래, 그건 나도 인정한다. 무조건 칭찬글만 쓰는 건 잘하는 짓은 아니지.


- 오히려 솔직하게 쓰면 제재받는 상황 아닌가? 나만 해도 '블로거지와의 인터뷰'쓰면서 명예훼손으로 신고 들어올까봐 업체 상호명 안 밝혔다. 거짓으로 칭찬해놓으면 돈도 받는데, 솔직하게 리뷰하면 신고당하는 세상, 좀 별로다. 

그리고 이건 인간적인 궁금증인데 그렇게 거짓 포스팅 쓰면 짜증 안나냐?



흥5- 나지, 왜 안나. 저번에 애기 물병을 공짜로 받았는데, 물 담자마자 물이 질질 새는 거다. 이걸 어떻게 쓰라는 건지... 블로그마케팅 업체에서는 맘에 안들면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다른 물건으로 바꾸라고 하는데, 어차피 내가 안 써도 다른 사람들이 쓸텐데.. 그냥 꾹 참고 썼다. 쓰는 내내 맘이 안 좋더라.

 

근데 꼭 그렇게 칭찬만 해야하나

 

- 별 수 없다. 안 그러면 다음 물품을 못 받는데? 블로그마케팅 업체에 잘 보여야 레벨이 올라가는 거니까, 원하는 대로 써주는 거지. 

 

레벨이라면..?

 

- 물품 말이다. 언제까지 물티슈 리뷰하고 있겠냐, 점점 고가의 상품으로 올라가야지

 

허허허.. 인터뷰할 수록 느끼지만 넌 참 목적의식 뚜렷한 친구구나. 혹시 그 블로그마케팅 업체에서 요구하는 게 뭔지, 대충이라도 알려줄 수 있냐?

 

- 일단 사진, 폰카는 안 쳐준다. 우리들이 괜히 대포알 들고 다니면서 음식사진 찍는 거 아니다. 업체에서 그렇게 요구를 한다. 사진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한다. 그리고 노출빈도 올려달라고 하고.

 

노출빈도 올려달라는 거 뭐냐?

 

- 고가의 물품일수록 한 번 포스팅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유모차를 받았다고 쳐보자. 기본적으로 개봉기 하나 포스팅 해야하고, 사용기 하나 포스팅 해야하고, 나들이용으로 하나 포스팅 해야하고, 그렇게 총 5번의 포스팅에서 중복적으로 노출을 시켜야 한다.

 

아 뭔지 감 왔다. 요리 레시피 검색해보면 오븐가지고 개봉기 쓰고, 사용기 쓰고, 그걸로 쿠키 굽는 거 쓰고, 찜요리 만드는 거 쓰고... 그런 거 말이지?

 

- ㅇㅇ, 그거 다 블로그마케팅에서 시킨 거다.

필X스 믹서기로 만든 과일주스, 엘X 광파오븐으로 만든 머핀, 뭐 그런 거... 과일주스 검색하면 필X스 노출되는 거다.

 

와.. 너 그럼 나들이 한 번 갈때마다 남편이 겁나 빡치겠네? 애 보기도 바빠 죽겠는데 넌 유모차 사진 찍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 그렇지. 내가 아까 얘기했잖아. 이게 보통 고생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즐거운 가족 나들이를 거지생활과 바꾸고 있고만. 근데 그렇게 힘들면 안 하면 되지. 왜 자꾸 거짓 포스팅을 하냐. 난 젤 어이없었던 게 집에 리뷰해야할 택배박스가 쌓여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기였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라. 

 

- 아까 말했지만 이건 직업적 자부심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힘들다고 툴툴거릴 수도 있다. 그리고 본인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하는데, 오드리 니가 사기꾼이니 뭐니 하면 듣는 사람도 기분 겁나 나쁜 거다. 우리가 포스팅하는 거 도움되는 사람도 많다. 정말 괜찮은 물건들이나 맛집도 많거든. 열 개의 포스팅을 보고 도움됐으면서 왜 한 개의 잘못된 포스팅을 보고 문제삼는 거냐. 지금 블로거지라고 욕하는 사람 중에 9개의 포스팅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자꾸 니가 직업이라고 얘기하니까, 그럼 그에 맞게 답변하마. 진심으로 니가 이 짓을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너는 이렇게 욕 먹는 현상에 대해 분노할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하고 있어야한다. 누구나 욕을 먹어가며 일을 한다. 묵묵히 견디고 그걸 토대로 자신을 발전시키는 거지, 욕 안먹길 바라는 니 생각 자체가 이미 전문성이라고는 글러먹은 거다. 그리고 열 개의 포스팅 중에 한 개의 포스팅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욕먹는 건 당연한 거다. 근데 너희들 그런 포스팅에 죄책감이나 있나? 책임감이나 있나? 니 포스팅 보고 다녀온 사람이 열받아서 따지면 한다는 소리가 

"제 입맛에는 맞았어요. 입맛이라는 게 워낙 주관적인 거니까" 이런 소리나 하고 있잖는가.

 

- 오드리 니가 얼마 전에 초밥집 가서 빡친 건 안다만, 나도 '입맛은 주관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 블로거는 맛있었을 수 있다.

 

시바, 그런 혀를 가지고 있으면 맛집 블로거는 때려쳐야 하는 거 아니냐? 우니가 썩었다. 새우가 뭉개졌었다고. 못 먹을 선도의 음식이 나왔는데 맛있다고 느낄 정도면 양심상 맛집블로거는 하지 말아야지. 


- 그날 블로거가 먹은 음식은 아닐 수도 있잖아.


어 그래, 보니까 그런 거 같더라. 내가 먹은 음식이랑 그 거지가 먹은 거랑 좀 다르더라고. 대포알 들고 갈 거 아니까 그날은 선도 좋은 음식을 냈나보지. 그럼 말이라도 '전 몰랐어요. 제가 방문했을 땐, 음식 맛있었거든요' 이렇게 나오면 누가 뭐라하냐. 돈 받고 쓴 거 뻔히 티 나는데, 아니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니랑 나랑 입맛차이니까 따지지 말라더라. 이러니 빡치지. 그러면서 지가 블로그 전문 작가래. '전문가'가 참 쉽다.


- 그런데 어차피 이제 네이버 블로그는 바이럴 포화상태다. 밑에 업체측에 제공받아서 썻다고도 명시했는데, 소비자들도 알아서 광고성 포스팅과 아닌 건 구분하는 스킬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아주 대놓고 니들 포스팅 믿지 말라는 소리네? 그게 지금 포스팅해놓고 할 수 있는 소리냐? 지금 니가 말한 얘기는 당한 사람들이 두 번 속지 않기 위해 서로서로 해주는 말이지, 거짓 포스팅을 한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니라고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분이 엊그제 페북에 이런 말을 했다. 그대로 옮겨놓으마.


솔까말,

두 번 세 번 믿고 속는 놈도 호구긴 호구다만,

속여놓고 병신 취급하는 새끼는 인간적으로다가 존나 패 죽여야하지 않나? 







- 근데.. 우리들이 그렇게 욕을 먹냐? 사실 애 키우느냐 사회활동영역이 좁다. 블로그하는 서로이웃들이 대부분이다. 어디서 이렇게 욕을 하는 거냐.


아, 니가 욕 먹는 것도 몰랐다고 말하니까 괜히 짠하네. 심하게 말한 내가 좀 미안하다 ;; 그런데 이 인터뷰글 쓰기 전에 우리 아버님께 블로거지 아냐고 여쭈어 봤더니 대번에 그러시더라.

"아!! 걔네들은 정말 거지지.."

우리 아버님 올해로 예순 둘이다. 어르신들도 조롱할 수 있을 정도로 너희들이 위대해진 거지.


- 아 정말? 그정도인가? 나는 젊은 사람들만 우리 욕하는 줄 알았는데?


- 물론 우리 아버님이 워낙 짱짱맨이셔서 세상 이치에 밝으신 면이 있기도 하지만, 나는 이것이 어르신들도 충분히 분노하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젊은 것 들이야 까짓 데이트 한 번 망치면 되지만, 어르신 분들은 정말 큰 맘 먹고 외식하신다. 블로그 검색 많이 믿는다. 어르신들에겐 블로그라는 것이 신문물이다. 검색만 치면 정보가 나오니 신세계인 거지. 그냥 믿어버리시는 분 많이 봤다.


- 어르신분들이 블로그검색을 한다고?


요즘 어르신분들도 스마트폰 쓰신다. 네이버는 다 한다.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계층은 꼼짝없이 당한다. 하긴 뭐 나도 계속 당하는 걸 뭐, 그분들이 무슨 용빼는 재주로 그걸 피해가겠나. 근데 내가 이렇게 말해도 넌 꾸준히 블로거지 하겠지?


- 응 당연하지, 솔직히 사람들이 욕하는 거 신경 안쓴다. 그리고 아직 난 유모차 못받았으니까 계속 할 거다. 


멋지다. 그래, 욕 잔뜩 먹으면서 계속 해라.다만 니가 직업이라고 자부심 갖고 있는 일이 외부에선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건 알아뒀으면 좋겠다. 이제 인터뷰 끝내자. 이거 뭐 인터뷰하면서 정만 들고 되게 안좋네 ㅋㅋ


- 그러자


- 한 가지만 더, 처음에 내가 쓴 '블로거지에게 고함'읽고 어땠나. 


- 욕했다. 시팔시팔 ㅋㅋㅋ 열폭 장난 아니었지. 근데 읽다보니 남편이랑 좋은 시간 보내려고 한 건데 괜히 미안해지더라.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한다.


- 나도 감정을 내세워 글 쓰고, 또 감정을 내세워 끝까지 인터뷰까지 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내 글에 달린 댓글들로 인해서 상처받았다면 그 점은 내가 대신 사과한다. 아, 며칠동안 싸우면서 정들었나. 괜히 미안하네.


- 괜찮다. 아까 말하지 않았나. 어차피 남이 욕하는 거 신경도 안쓴다.


- 그래;; 꼭 유모차 받아라. 화이팅이다.






 

분명한 건 세상에 뿌려진 블로거지만큼 블로그 세상은 더러워지고 피해자는 늘어날 것이라는 거다. 형편이 어려워서 거지짓 좀 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냐. 다만 좀 양심적으로 하자. 그리고 양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서도 좀 도와줘라. 니들도 그러는 거 아니다.



후기


거지야, 너 혹시 마케팅 업체가 식당에 홍보해준답시고 얼마를 뜯어가는 줄 아냐?

- 글쎄? 몇 번 해주면 30만원? 50만원?

제보자에게 들은 건데, 월 베이스로 식당에 돈을 받는다더라. 공덕역 기준으로 300만, 신촌기준으로 500만, 홍대, 강남 기준으로 1000만원이래.

- 헐, 매달 그렇게 식당에서 돈을 낸다고?

응. 뜯기신 분이 해준 얘기야. 그렇게 식당에 돈을 뜯어가니 식당 음식이 그 지경이지. 너흰 그런 마케팅 업체랑 공생관계이다. 피해보는 사람은 네이버 이용자인 거고. 

- 아, 그렇게 돈도 많이 버는데, 나 원고비 올려달라고 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서로이웃 끊고 싶다 ㅋㅋㅋㅋ

우리는 이렇게 서로 이웃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부록

 

- 우앙 말로만 듣던 파워블로거 반갑다. 요즘 블로거지들 때문에, 파워블로거지다 뭐다 해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 솔직히 좋게 보진 않지. 블로그 운영하다보면 방문객을 어느정도까지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 대가성 포스팅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내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는 대가성 포스팅에 찬성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 읭?

- 내 이웃 중에도 대가성 포스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분야에 정말 관심이 있어서 자기가 체험해보고 즐기면서 쓴 포스팅과, 단순히 광고주가 하라는 대로 키워드 입력해서 쓴 포스팅은 확실히 다르더라. 블로그 오래한 사람이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자신의 생각을 피력시키려고 노력한다. 

- 그러니까 대가성 포스팅를 하더라도 할 놈이 해야 한다는 얘기냐?

- 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는 있다.

- 아 그렇구나. 애정을 가지고 노력이라.. 뭐가 됐든 좋은 말인 거 같으니 명심하겠다. 이것도 인연인데 서로 이웃 고고싱? 

이렇게 또 서로 이웃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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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드리 byo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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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슬로우뉴스에서 보고 블로그까지 왔습니다. 주제에 비해 유쾌한 글, 즐겁게 읽고 갑니다.

    2014.10.29 13:50 [ ADDR : EDIT/ DEL : REPLY ]
    • 앗. 고맙습니다. 아직 블로그 공사중이라 컨텐츠가 별로 없습니다. 곧 예쁘게 정리하겠습니다

      2014.10.29 13:54 신고 [ ADDR : EDIT/ DEL ]
  2. 인터뷰할만한 파워블로거를 찾아내는것도 쉽지 않을거같은데, 인맥이 넓으신 모양입니다.^^

    2014.11.01 08: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네요.
    잘 읽으며 새기고 갑니다. ^^

    2014.11.03 0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도 예전엔 공짜 상품리뷰하고... 공짜 맛집도 다녀보고 했는데
    리뷰도 거짓으로 써야하고 솔직하게 쓰니까 싫어라 하고..ㅋㅋ

    첨엔 공짜라서 좋다고 시작했다가 나중엔.. 정말 내가 거지 된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이 들어서 안 하게 되더라구요..

    2014.11.03 2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